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생활기록부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일명 ‘세특’의 중요성에 대해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세특은 단순한 학교생활 기록이 아니라, 입시에서 학생의 역량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핵심 자료입니다.
하지만 세특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어떤 방식으로 작성되는지, 그리고 학부모가 어떤 방식으로 자녀를 도울 수 있는지에 대해 명확히 알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세특의 개념부터 시작해, 자녀의 진로에 맞춘 세특 지도법, 대입을 위한 전략적 접근법까지 학부모 입장에서 꼭 알아야 할 내용을 구체적으로 소개합니다.
지도법: 자녀의 세특, 어떻게 지도할까?
세특은 교사가 작성하는 항목이지만, 그 기반은 학생의 일상적인 교과 활동, 발표, 토론, 탐구, 독서, 프로젝트 등 다양한 수업 참여에 달려 있습니다.
따라서 학부모는 자녀가 수업 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학기 초부터 어떤 활동에 집중할 것인지 목표를 함께 설정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자녀의 흥미와 강점 파악’입니다.
예를 들어 수학에 흥미가 있는 학생이라면 수학 관련 심화문제 풀이, 경시대회 참여, 수학 독서 등을 지도할 수 있습니다.
국어에 강점이 있다면 토론 활동, 에세이 작성, 문학 감상문 쓰기 등도 좋은 기록 재료가 됩니다. 이렇게 활동과 관련된 증거 자료가 쌓이게 되면, 교사는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세특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자녀가 수업 중 발표를 하거나 리더 역할을 맡았을 경우, 그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 두었다가 교사에게 전달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물론 세특은 교사의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작성되므로 직접적인 개입은 삼가야 하지만, 자녀가 교과 활동에 열정적으로 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과 격려를 보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학기 말에는 자녀와 함께 세특이 어떻게 기록될 수 있을지 예측해보며 복습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자녀 스스로 자신의 강점을 인식하고, 다음 학기 계획을 세우는 데도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진로 설계: 세특과 진로는 어떻게 연결될까?
세특은 단순한 수업 활동 기록을 넘어, 자녀의 진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야 합니다.
입시는 단순한 성적만으로 결정되지 않기 때문에, 고등학교 1학년부터 차근차근 진로에 대한 방향성을 잡고, 관련된 활동을 세특으로 기록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자녀가 심리학과에 관심이 있다면 사회, 윤리, 과학 교과 시간에 관련된 발표나 탐구 주제를 선택하도록 유도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심리학 관련 서적을 함께 읽고 독후감을 작성하는 활동도 훌륭한 세특 소재가 됩니다.
이런 일련의 활동들이 누적되면, 생활기록부를 통해 해당 전공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역량을 드러낼 수 있게 됩니다.
학부모는 자녀가 진로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진로 탐색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진로 관련 강의, 대학 전공 체험 프로그램, 온라인 진로검사 등을 통해 자녀가 진정으로 원하는 방향을 찾아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진로가 한 번 정해졌다고 해서 고정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진로를 바꾸기도 하고, 기존의 진로에 더 확신을 가지게 되기도 합니다. 학부모는 자녀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각 시기에 맞는 세특 활동을 계획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대입 준비: 입시와 연결되는 세특 전략
대입에서 세특은 학생부 종합전형, 즉 학종에서 핵심적인 평가 자료입니다.
대학은 학생의 교과 성취도뿐 아니라, 수업 시간에 어떤 태도로 임했는지, 어떤 주제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지, 문제 해결 능력은 어떤지 등을 세특을 통해 파악합니다. 따라서 학부모는 단순히 내신 성적만이 아니라 세특의 질과 내용에도 주목해야 합니다.
첫 번째 전략은 일관성 있는 스토리라인 구축입니다.
세특은 단발적인 활동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주제에 대해 깊이 있게 탐구하고,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1학년 때는 기초적인 탐구, 2학년 때는 실험이나 독서 활동, 3학년 때는 발표나 리더십 발휘 등으로 점점 더 발전적인 활동이 세특에 기록되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전공적합성 강조입니다.
대학은 해당 전공에 맞는 인재를 선발하고자 하므로, 자녀가 희망하는 학과에 부합하는 역량이 세특에 반영되도록 활동을 유도해야 합니다. 자연계열이라면 실험, 수학적 모델링 등 구체적인 사례를 쌓고, 인문계열이라면 토론, 에세이, 독서활동 등을 중심으로 기록되어야 합니다.
세 번째는 객관적인 성과 기록입니다.
교과 세특 외에도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진로활동, 독서활동 등 다양한 비교과 활동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이를 통해 자녀의 학업 역량, 인성, 문제해결력 등이 잘 드러나도록 해야 합니다.
학부모가 입시 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자녀의 활동을 분석적으로 살피며 세특의 방향성을 점검해주는 역할을 한다면, 자녀는 보다 안정적이고 전략적으로 대입을 준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특은 교사가 작성하는 것이지만, 그 배경에는 학생의 노력과 학부모의 전략적인 지도가 큰 역할을 합니다.
자녀의 흥미와 강점을 조기에 발견하고, 진로와 연계된 활동을 계획적으로 유도하며, 대입과 연결된 전략까지 함께 설계해 나갈 때 세특은 그저 기록이 아닌 '입시 성공의 열쇠'가 됩니다.
지금부터라도 자녀의 수업 참여와 활동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학기마다 정리하는 습관을 함께 만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